문 : 카와카미 典李子

중요한 것은 무게, 질감, 원시적인 요소

테라오  GreenFan S에는 와다씨와 2년간 나눈 의견들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와다  만나 뵙고 반 년이 지난 무렵이었을까요, 테라오씨가 '무게'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하셨습니다. 소재와 촉감에 대해서 테라오씨가 예전부터 많이 신경 쓰고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이번에 '플라스틱을 소재로 하면서도, 플라스틱이 아닌 것 같은 실루엣의 물건을 만들 수 없을까?' 라는 논의를 했지요.

테라오  와다씨로부터 '원시'라는 말이 나왔을 때, 저는 원래부터 고대로 거슬러 올라가는 인류의 역사에 흥미가 있었기 때문에 깜짝 놀랐습니다. 원시라고 하는 것과 질감을 고집하는 것으로 말하자면, 옛날에 검은색 전화기가 있었지요. 그 전화기는 염화 비닐 소재로 내부의 부품을 포함해서 실제로 무겁기도 했습니다만, 촉감도 플라스틱과는 다르게 결코 가벼운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와다  말씀하신 대로 입니다.

테라오  제가 발뮤다를 설립했을 때는 알루미늄을 0.5mm 두께까지 깎거나 연마하면서 질감에 대해 철저히 고집한 제품을 개발해 왔습니다. 그러나 그 단계에서 양산제품인 GreenFan의 개발을 추진하게 되었고, 거기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한 경위가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원시적인 질감'이라고 듣고는 어딘가 의문을 가졌던 것도 사실입니다. 

와다  만날 때마다 저는 수 십 번씩 그 말씀을 드렸지요. (웃음)

『바람』 그 자체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

테라오  의견을 나눈 결과 기존 GreenFan의 질감을 바꾸고, 아이콘이기도 했던 하단의 녹색 로고도 없앴습니다. 기존의 디자인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보이지만, 실은 섬세한 곳들이 상당히 바뀐 것 이었습니다.

와다  무언가 바뀌어 가면서도 바뀌지 않는 디자인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테라오  와다씨가 전하고자 한 것은 형태가 아닌 사고방식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외형만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좇고 마는 것이지요. 그리고 GreenFan의 특색은 '바람' 그 자체입니다. 그렇다면 그 바람에 대한 철학은 무엇인가, 어떠한 분위기로부터 생겨나는 것인가 등을 팀과 검토하며 진행했습니다. 질감이나 분위기야말로 제품 디자인이 지향해야 할 점이며, 그것을 달성한다면 고객들이 구입해 주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와다  제가 참여한 GreenFan S의 개발을 병행하면서, 발뮤다는 지난 해(2013년)에 히터와 가습기를 개발하고 10월에 발표했습니다. 빠른 속도로 일을 전개한다고 하더라도 엄청난 개발력이 없으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또한 그러한 움직임 속에서 직원들은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발뮤다에서는,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같은 테이블에서 개발에 몰두하는 모습도 눈에 띄입니다. 가습기 'Rain' 개발 당시, 항아리 형태의 가습기를 개발하기 위해 저도 우에노에 있는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리서치를 했습니다. 그러고보니 테라오씨는 중국의 미술관에도 다니셨지요.

테라오  수묵화를 좋아해서 미술관에 가는 것입니다만, 중국의 미술 작품은 정말 굉장합니다. 장대한 역사에 걸쳐서 쌓여 온 '질(質)'이 느껴집니다.

와다  그 말을 듣고 저도 상하이의 국립 박물관에 가게 되었지요.

설명할 수 없는 매력적인 감성을 살리다

테라오  다같이 도쿄국립박물관에 갔을 때에는, 사물의 분위기는 어떻게 하면 생겨나는지를 연구하기 위해 항아리를 관찰했습니다. 하지만 유리 너머로는 아무래도 알기 어려웠지요. 뛰어난 물건은 색과 형태, 질감, 환경 등 모든 요소가 관계되어 있기 때문일 것 입니다. 아마도 만든 사람조차 명쾌하게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미스터리로 남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와다  해명하려고 노력하는 것에 따라서 지식도 흥미도 깊어집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알지 못하는 부분도 있겠지요. 논리적으로 밝힐 필요 없이, 그 사물에 대해 인간이 편안함을 느끼는 것. 즉 센스나 감성을 소중히 하는 것 입니다. Rain의 개발은 우리가 그러한 논의를 하고 있던 시기에 이루어졌습니다. 점차 제품이 늘고, 발뮤다라는 하나의 '집' 안에 다양한 멤버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테라오  와다씨가 소속 되어 있던 아우디의 제품 구성 철학도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풍족한 가족이라는 상품구성

와다  꾸준히 팔리는 기본 제품을 포함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떻게 분위기를 자아낼 것인지, 브랜딩에 대해서는 가족 구성원 각각이 어떠한 역할을 가지고 있는지에 빚대어 생각했습니다. 구성원의 역할이 함께 모여서 기분 좋은 가족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또한 발뮤다는 제조 회사입니다만, 앞으로는 새로운 방식의 일을 한다고 할까요, '회사'라고 하는 말을 넘어서 나아갈 가능성도 포함하고 있습니다. 다음 세대를 이끌어 갈 정수로서 사회적 표본이 되는 것을 테라오씨는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라오  말할 것도 없이 20세기의 가치관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행복으로 여겨지던 기치관은 이미 지나가고, 될 수 있는 한 무소유를 하는 것이 멋지다고 여겨지는 시대입니다. 인류 탄생의 순간부터 사람의 목표는 발전하고 확대 되었지만, 오늘날은 전혀 다른 가치관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확대와 발전뿐만이 아닌 '유쾌'라는 가치도 정말로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와다  그야말로 정신에 관한 이야기로군요. 생활에 도움이 되는 동시에 사고의 전환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고, 지구를 오랫동안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진지하게 찾는 긍정적인 팀이 여기에 있습니다. 뛰어난 감각과 인식 능력이 있고, 자연 그대로 중립적인 관점에서 인간과 삶에 대해 제대로 생각하는 기업, 발뮤다는 그러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의지와 철학도 있고, 변화가 필요할 때는 변화하며,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표명할 수 있는 기업 말입니다.

형태가 아닌 사고방식으로서의 선풍기를 실현하다

와다  재능이 있는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만,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 사명을 테라오씨는 이미 짊어지고 있어서, 마치 파나소닉과 소니의 창업주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쩌면 테라오씨는 지금 시대에 맞는 방식으로 어떠한 무언가를 실현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테라오  '형태가 아닌 사고방식' 이라는 것을 와다씨에게 배우고, 저도 디자인팀도 성장했습니다. 저는 와다씨가 디자인했던 자동차에 반해버린 한 사람으로서, 와다씨의 판단과 결과에는 예전부터 끌려왔습니다만, 와다씨와 이야기를 하면, 세계의 제일선에서 활약하는 디자이너의 판단에 놀라곤 합니다. 풍부한 경험과 지식이 뒷받침 해주는 기준이 있고, 질적으로도 다르다는 것에 감탄합니다. 

와다  발뮤다의 팬을 더욱 늘리고 싶습니다. 고작 선풍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만, 선풍기는 중요한 물건입니다. GreenFan S로 인생이 바뀌는 사람도 많이 있을 것 입니다. 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테라오씨 본인의 행보와 발뮤다의 행보에 공감해주시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최강의 제품이란, 우리들의 '부적'인 것입니다.

테라오  무슨 의미인가요?

와다  그것이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고 느끼고 안심도 시켜 주는 물건. 그리고 자연 그대로 아름답다는 감각을 잊지 않고, 삶의 가능성을 열어가는 힘을 길러 주는 것입니다. 디자인이란 삶과 사회에 대한 사고방식의 업그레이드를 나타내는 것입니다만, 제품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통해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강한 의지도 필요합니다. 테라오씨라면 해낼 수 있고, 꼭 이루어주시길 바라고 있습니다.

 

Vol.3 "GreenFan S를 전하고 싶다"»

Satoshi Wada

1961년 도쿄 출생, 무사시노 미술 대학을 졸업하였습니다. 1984년 닛산에 합류하여 1998년 아우디 AG/아우디 디자인으로 이적하였습니다. 아우디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싱글 프레임 그릴을 디자인했으며, A6, Q7, A5 등 주요 차종을 담당. 아우디 브랜드에 큰 공헌을 했습니다. 2009년 아우디에서 독립하여 'Swdesign'을 설립 하였으며, 독립 후에는 자동차 디자인과 독일에서의 경험을 살려 '새로운 시대의 미니멀한 가치와 생활'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2012년 ISSEY MIYAKE WATCH 'W'를 발표했습니다.

Gen Terao

1973년 출생, 17살 때 고등학교를 중퇴하였습니다. 스페인, 이탈리아, 모로코 등 지중해를 따라서 방랑 여행을 합니다. 귀국 후 음악 활동을 하며 대형 레이블과의 계약과 또 파기되는 등의 경험을 거칩니다.  2001년 밴드 해체 후 제품을 만드는 길을 택합니다. 독학으로 공장에서 설계, 생산을 습득하고 2003년 유한회사 발뮤다 디자인을 설립합니다. (2011년 4월 발뮤다 주식회사로 사명 변경) 현 발뮤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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